안녕하세요? 제50회 한국수학경시대회 고3 대상 문준원입니다. 이번 시험에서 제게 과분한 상을 받을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이렇게 후기를 남길 수 있는 기회를 빌려 KMC에 도전하게 된 동기와 이 과정에서 깨달은 것들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초등학생 시절에 수학을 잘한다는 자부심이 있었고 또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KMC에 초등학생 때 계속 도전을 해왔지만 저보다 훌륭한 학생들에게 밀려 매년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중학교에 가서도 도전해 보았고 큰 기대를 품었지만 본선에서 마지막 문제를 실수로 보지 못해 동상을 받는 아쉬운 경험도 있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올라오면서 영재학교에 도전하기 위한 수학을 공부했고 이 과정에서 수학적 역량이 뛰어난 친구들을 처음으로 직접 만나보았습니다. 이런 친구들을 직접 보고 수학을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그래서 수학에 시간을 꾸준히 쏟아 수학적 역량을 조금씩 키워왔습니다.

저의 전성기는 고등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고등학교 입시가 끝나고 ‘자신의 한계를 알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 이전보다 훨씬 많은 열정을 쏟아 수학에 시간을 바쳤고 실제로 입학 이후에는 성장한 수학 실력을 여과 없이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갈수록 친구들의 성장에 비해 뒤처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그런 저 자신을 돌아보니 제가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깨달은 것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돌이켜 보면 ‘난 수학을 잘하니까 이 정도만 공부하면 될 거야.’ 등 안일한 생각들이 점차 들면서 노력을 게을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은 바로 ‘자만심’에서 나옵니다. 수학은 완벽한 논리를 다루는 학문이기 때문에 안일함이 치명적인 결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열정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 수학은 개념을 어설피 하면 언젠가 큰 손해를 보는 과목인 것 같습니다. 어떤 수학 문제를 제대로 풀려면 이 문제에 어떤 개념들이 숨어있는지를 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그 개념들이 어떤 논리로 연결되는 지를 그려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정확한 개념이고 정확한 개념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기초를 다지는 것에 질리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열정입니다.

제가 올해 KMC에 참가한 이유는 제 모습을 돌이켜 반성하고 새로운 모습을 자신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자만심을 버리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식어가고 있는 열정에 다시 한번 불씨를 지펴보고자 하였습니다. 그 결과가 이렇게 큰 상으로 이어져 정말로 기쁩니다.

이렇게 후기를 마칩니다. 재미없는 긴 글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