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중학교 1학년 때에 처음으로 경시대회라는 것을 접해보았다. 그 때 성균관대에서 주최한 경시대회를 봤었는데, 시험을 보기 바로 전에 알려줘서 준비도 하지 않은 상태여서 ‘이게 뭐지? 뭐야, 언제 신청한 거야?’ 하며 보기 싫다는 생각으로 봤기 때문에 성적이 상당히 낮게 나왔다. 그 이후로 경시대회를 보게 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였다. 그 1년간 나의 수상 실적은 전국 수학 학력경시대회에서 전기 후기 모두 장려, 성남시 수학 경시대회 은상, KMC 장려, 그리고 이번 최우수상이다.
1월 14일 수상자를 발표할 때 부모님과 함께 5분 전부터 사이트를 켜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냥 동상으로 기대했던 우리는 위는 보지도 않고 내렸다가 은상, 동상에 없어서 ‘아, 장려상 인가보다’ 하면서 끝까지 내려 보았다. 그런데 장려상에도 없어서 서로 “응? 뭐야?” 하면서 스크롤을 맨 위로 올렸는데, 대상을 제외하고 맨 위에 ‘윤혜진’ 이라고 최우수상에 내 이름이 있었다. 그걸 보고서 엄마와 둘이서 소리를 지르고서 웃다가 ‘저 이름이 너 맞냐’, ‘동명이인이 학교에 있는 것 아니냐’ 하는 등의 의심을 하였다. 솔직히 이번 상은 아직도 정말 꿈만 같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 KMC를 2번 밖에 보지 못했기 때문에, 동상에서 은상 정도로만 기대했지, 이렇게 큰 상을 기대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1학기 때 KMC를 처음으로 봤는데 예선에서는 88점으로 6등이 나왔다. 처음으로 봤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높게 나와서 본선도 기대 했었는데, 느낌상으로도 못 봤다고 생각했고, 결과도 그냥 장려상 정도로만 나와서 뭐가 문제인지 생각해 보았다. 그랬더니 내가 문제의 답은 빠르게 낼 수는 있어도 풀이를 쓰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번 후기 본선 때에는 예선이 끝나고 본선 준비를 하면서 문제의 풀이를 쓰는 데에 집중했다. 답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풀이를 더 중요하게 여겼고, 풀이를 쓸 수 있는 최대한으로 쓰는 연습을 하였다.
모르는 문제는 그 문제의 풀이를 한번 써 보고 몇 번 씩 보면서 최소한 같은 문제는 풀이를 제대로 쓸 수 있게 하였다. 그 결과 본선에서 한 문제를 제외하고 풀이는 웬만큼 써 낼 수 있었고, 그 결과로 이런 큰 상이 나온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내가 생각하기에 경시대회를 준비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경시대회 뿐만 아니라 학교 내신에서도 적용되는 것이다. 그 전에 그 과정에 대한 공식이라거나 원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나는 어떤 시험이든 긴장되든 아니든 덜렁거리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느긋하게 풀어도 실수를 많이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 실수가 많다보니 검토를 하기 위해서 최대한으로 빨리 풀게 되었고, 기출문제 같은 것도 1시간 만에 KMC 예선 기출문제를 다 풀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예선에서는 그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하였지만, 그래도 덜렁거리는 성격의 사람들에게는 가장 좋다고 생각된다.
사실 나는 남처럼 수학을 공부하는 데에 있어서는 굴곡도 없고, 고난과 시련 같은 것도 없었기 때문에 내가 수학을 공부하는 방법은 평범한 사람과 많이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공식이 유도되는 과정, 원리 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외우고, 문제를 풀어보며 모르는 문제는 풀이를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이 나의 평소 수학을 공부하는 과정이다. 물론 많은 사람이 보지 않았다는 것도 있겠지만, 단기간에 ‘최우수상’ 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이해가 안 되는 문제를 끝까지 붙잡고 있던 것과 경시대회가 최종 목적이 아니라 그냥 수학을 좋아해서, 수학에 대한 열정으로 공부를 한 것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수학을 공부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학을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상을 탄 계기로 지금보다도 더 큰 상, 대상을 노리면서 그 때는 나 스스로 인정 할 수 있는 실력으로 큰 상을 탈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다. |